[여의도풍향계] '정치신인' 리스크 조심해야…리더십 위기론 고조
[명품리포트 맥]
[앵커]
21대 총선까지 9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야당 대표들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정권 탈환을 위해선 총선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한국당, 독자생존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교섭단체 도약을 꿈꾸는 정의당.
이번주 여의도풍향계에서는 총선에 운명을 내맡긴 야당 대표 리더십의 현주소를 지성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여의도 경험이 전무했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취임한 이후 빠른 속도로 당을 장악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각을 세우고 '민생'을 기치로 장기간의 장외투쟁에 나섰고, 지지층을 결집하고 외연 확장에 힘썼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정치 신인' 리스크가 불거졌습니다. '외국인 임금 차등 지급', '아들 스펙'과 같은 황 대표 본인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스스로의 발목을 잡은 겁니다.
<황교안 / 자유한국당 대표> "요즘 말하는 스펙이 하나도 없어요. 학점도 그냥 엉터리…사람을 면접해서 심층 심사해보니까 되더라는 거예요. 그 청년이 우리 아들입니다."
여기에 당내 인사들의 각종 막말 논란이 잇따르고, 당 지지율도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황 대표 리더십에 대한 위기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그러자 황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 카드를 꺼내며 돌파구 찾기에 나섰습니다.
문 대통령과의 일대일 회동을 고수해오다 이를 철회함으로써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5당 대표 회동의 물꼬를 튼 겁니다.
<황교안 / 자유한국당 대표> "실질적 논의가 가능하다면, 우리 당은 대승적 차원에서 어떤 회담이라도 수용하겠습니다."
황 대표는 회동 후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짧은 '독대'까지 하며 제1야당 수장으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거듭되는 퇴진 압박에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미치지 못하면 그만두겠다"고 배수진을 쳤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거대 양당 구도를 혁파하려는 목표만 있을 뿐, 자리 욕심은 없다며 대표직을 고수해왔습니다.
하지만 손 대표는 최근 당의 분열 사태를 스스로 시인하며,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원인을 계파 갈등 때문으로 돌렸습니다.
그리고 추석이 지나도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손학규 / 바른미래당 대표> "우리가 지지율을 높인다고 하는 것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그 문제(추석 지지율에 따른 사퇴 여부)에 대한 답변은 보류하겠습니다."
당 내홍을 수습하기 위해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주대환 위원장은 며칠도 안 돼서 자리를 박차고 나갔습니다.
주대환 위원장의 사퇴에도 혁신위원회는 '지도부 공개검증'을 골자로 하는 1차 혁신안을 발표하며 손 대표를 압박했습니다.
반면 손 대표를 옹호하는 '당권파'는 일부 혁신위원이 바른정당계의 '꼭두각시'라며 혁신위 재구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당이 쪼개질지도 모르는 위기 상황에서도 손 대표는 선거제 개혁만을 거듭 강조하며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민의당에서 분당해 창당한 지 1년 반도 안 돼 또다시 분당 수순을 밟는 민주평화당.
지난 화요일 밤 의원총회를 열고 끝장토론을 벌였지만, 정동영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와 반당권파는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결국 반당권파는 제3지대 정당 창당 준비 모임인 '대안정치연대'를 결성했습니다.
당내 인사뿐 아니라 외부 인사들이 더 합류하면 곧바로 창당에 나설 방침입니다.
정 대표는 반당권파의 핵심 인사를 겨냥해 '당흔들기를 그만하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정동영 / 민주평화당 대표> "당의 단합을 위해서 노력하기보다는 뒤에서 들쑤시고 분열을 선동하는 그분의 행태는 당을 위해서는 참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바른미래당의 분열이 갈수록 심해지고, 평화당에선 '분당 열차'가 출발하면서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과 평화당 내 반당권파를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의당 당권을 또다시 거머쥐면서 '직업이 당 대표'란 말까지 듣는 심상정 대표.
청와대 회동을 위해 모인 다른 정당의 대표들이 "세 번째 당 대표 취임을 축하한다"고 말하자 "이번이 두 번째"라고 거듭 설명했다고 합니다.
지난주 당 대표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지난해 별세한 정치적 동지 노회찬 전 의원 묘소를 참배하고 '총선 승리'를 다짐했습니다.
<심상정 / 정의당 대표> "이번 당직 선거를 통해서 우리 5만 당원들은 총선 승리와 진보 집권의 길을 열어가자는 힘찬 결의를 모았습니다."
정의당이 내년 총선에서 의석수를 많이 가져오려면 패스트트랙 열차에 올라탄 선거제 개편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합니다.
심 대표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민주당을 압박하고, 바른미래당, 평화당과는 연대하고, 한국당을 견제하면서 선거제 개편안 처리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명품리포트 맥]
[앵커]
21대 총선까지 9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야당 대표들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정권 탈환을 위해선 총선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한국당, 독자생존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교섭단체 도약을 꿈꾸는 정의당.
이번주 여의도풍향계에서는 총선에 운명을 내맡긴 야당 대표 리더십의 현주소를 지성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여의도 경험이 전무했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취임한 이후 빠른 속도로 당을 장악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각을 세우고 '민생'을 기치로 장기간의 장외투쟁에 나섰고, 지지층을 결집하고 외연 확장에 힘썼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정치 신인' 리스크가 불거졌습니다. '외국인 임금 차등 지급', '아들 스펙'과 같은 황 대표 본인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스스로의 발목을 잡은 겁니다.
<황교안 / 자유한국당 대표> "요즘 말하는 스펙이 하나도 없어요. 학점도 그냥 엉터리…사람을 면접해서 심층 심사해보니까 되더라는 거예요. 그 청년이 우리 아들입니다."
여기에 당내 인사들의 각종 막말 논란이 잇따르고, 당 지지율도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황 대표 리더십에 대한 위기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그러자 황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 카드를 꺼내며 돌파구 찾기에 나섰습니다.
문 대통령과의 일대일 회동을 고수해오다 이를 철회함으로써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5당 대표 회동의 물꼬를 튼 겁니다.
<황교안 / 자유한국당 대표> "실질적 논의가 가능하다면, 우리 당은 대승적 차원에서 어떤 회담이라도 수용하겠습니다."
황 대표는 회동 후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짧은 '독대'까지 하며 제1야당 수장으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거듭되는 퇴진 압박에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미치지 못하면 그만두겠다"고 배수진을 쳤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거대 양당 구도를 혁파하려는 목표만 있을 뿐, 자리 욕심은 없다며 대표직을 고수해왔습니다.
하지만 손 대표는 최근 당의 분열 사태를 스스로 시인하며,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원인을 계파 갈등 때문으로 돌렸습니다.
그리고 추석이 지나도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손학규 / 바른미래당 대표> "우리가 지지율을 높인다고 하는 것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그 문제(추석 지지율에 따른 사퇴 여부)에 대한 답변은 보류하겠습니다."
당 내홍을 수습하기 위해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주대환 위원장은 며칠도 안 돼서 자리를 박차고 나갔습니다.
주대환 위원장의 사퇴에도 혁신위원회는 '지도부 공개검증'을 골자로 하는 1차 혁신안을 발표하며 손 대표를 압박했습니다.
반면 손 대표를 옹호하는 '당권파'는 일부 혁신위원이 바른정당계의 '꼭두각시'라며 혁신위 재구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당이 쪼개질지도 모르는 위기 상황에서도 손 대표는 선거제 개혁만을 거듭 강조하며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민의당에서 분당해 창당한 지 1년 반도 안 돼 또다시 분당 수순을 밟는 민주평화당.
지난 화요일 밤 의원총회를 열고 끝장토론을 벌였지만, 정동영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와 반당권파는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결국 반당권파는 제3지대 정당 창당 준비 모임인 '대안정치연대'를 결성했습니다.
당내 인사뿐 아니라 외부 인사들이 더 합류하면 곧바로 창당에 나설 방침입니다.
정 대표는 반당권파의 핵심 인사를 겨냥해 '당흔들기를 그만하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정동영 / 민주평화당 대표> "당의 단합을 위해서 노력하기보다는 뒤에서 들쑤시고 분열을 선동하는 그분의 행태는 당을 위해서는 참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바른미래당의 분열이 갈수록 심해지고, 평화당에선 '분당 열차'가 출발하면서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과 평화당 내 반당권파를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의당 당권을 또다시 거머쥐면서 '직업이 당 대표'란 말까지 듣는 심상정 대표.
청와대 회동을 위해 모인 다른 정당의 대표들이 "세 번째 당 대표 취임을 축하한다"고 말하자 "이번이 두 번째"라고 거듭 설명했다고 합니다.
지난주 당 대표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지난해 별세한 정치적 동지 노회찬 전 의원 묘소를 참배하고 '총선 승리'를 다짐했습니다.
<심상정 / 정의당 대표> "이번 당직 선거를 통해서 우리 5만 당원들은 총선 승리와 진보 집권의 길을 열어가자는 힘찬 결의를 모았습니다."
정의당이 내년 총선에서 의석수를 많이 가져오려면 패스트트랙 열차에 올라탄 선거제 개편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합니다.
심 대표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민주당을 압박하고, 바른미래당, 평화당과는 연대하고, 한국당을 견제하면서 선거제 개편안 처리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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